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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간담회 개최…12월 정기국회서 관련 3법 개정안 통과 유력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CEO 의무 강화된다…산재보상도 가능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앞으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에 대한 사용자의 의무와 책임이 강화되고,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스트레스로 발생한 질병도 산재보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나 피해근로자에게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3년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페럼타워에서 임서정 차관 주재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정부가 노동계, 경영계 및 관련 전문가와 함께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논의하고, 이달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관련 3법에 대해 논의했다. 법률 시행에 맞춰 배포할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 기초안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직장인 10명 중 7명 괴롭힘 피해…10%는 자살시도 경험= 최근 직원 폭행 동영상이 공개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건을 비롯해 2014년에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등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폭로돼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에 1차례 이상 반복적으로 괴롭힘을 당한 경험자도 20%가 넘는 수준이다. 

괴롭힘 가해자는 임원·경영진을 포함한 상급자(42.0%)가 대부분이지만, 동료(15.7%), 고객·거래처 직원(10.1%), 원청 관리자(4.7%)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 유형은 폭행, 상해부터 인사관리, 따돌림·차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며, 두 가지 유형 이상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건강상의 문제를 경험한 피해자는 58.2%로 나타났고, 자살 시도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10.6%에 달했다. 또한 직장 괴롭힘으로 인한 근무시간 손실비용은 연간 4조7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 1건당 1548만원 이상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16년)도 있다.
◆고용부, '직장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 배포한다= 정부는 지난 7월 '생활적폐' 청산의 일환으로 '직장 등에서의 괴롭힘 근절대책'을 발표하고 후속조치를 시행해왔다. 국회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근절 관련 3개 법률(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산재보험법 개정안)이 지난 9월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며, 이달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부는 법률 시행에 맞춰 배포할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 기초안을 마련했다. 
고용노동부./김현민 기자 kimhyun81@

고용노동부./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날 간담회에는 매뉴얼 기초안을 소개하고, 참석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매뉴얼 기초안에는 현재 논의 중인 법안을 토대로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을 분석해 판단 기준을 제시했고, 기존 판례 등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는 사례들을 제시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선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직장 괴롭힘을 예방할 사내 규범, 실태진단, 예방교육 및 상담·조사 절차 등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점검표·유의사항을 소개하고 있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오늘 주신 의견을 잘 반영해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을 보완한 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를 토대로 기업에서 각자의 상황에 맞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사위에 계류 중인 직장 내 괴롭힘 관련 3개 법률 개정안이 12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돼 직장 내 괴롭힘을 규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관련 3법 개정안 내용은= 법사위에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산안법·산재보험법에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을 신설하는 한편, 사업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 예방·조치 시스템을 갖추도록 했다.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스트레스로 발생한 질병도 산재보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먼저 근로기준법 개정안에는 '직장에서의 지위·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정서적 고통을 주거나 업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의하고, 이를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또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하거나 신고받은 사용자는 지체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토록 했다. 조사기간 동안 피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근무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또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경우에는 피해 근로자 요청 시 근무장소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등 적절한 조치와 행위자에 대한 지체없는 징계, 근무장소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사용자는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나 피해 근로자에게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해선 안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단,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은 사업장별로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가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규정이나 사용자의 조치 미이행에 대한 제재규정은 별도로 두지 않은 점이 한계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에는 정부의 책무에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지도·지원을 추가했고, 산재보험법에는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발생한 질병을 추가했다.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스트레스로 발생한 질병도 산재보상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임 차관은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구성원 간 존중하는 직장 문화를 만드는 데 적극적이고 전략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해 이제 정책적으로 첫 걸음을 뗀 만큼 정부는 긴 호흡으로 꾸준히, 그러나 효과적인 정책을 고민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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