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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선전

교육선전 오늘을 생각한다

2018.10.23 16:31

노동조합 조회 수:49

1. 벌써 10월도 하순이다. 특별할 것도 없는 날들이건만 쌓이면 특별하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 세월이 되는 시간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별 볼 일 없는 것도 쌓이면 뭔가 별일이 된다. 지금 이 2018년의 시간도 그럴 것이다. 그럼 또 오늘은 어떻게 쌓여 우리 노동자에게 기억될 것인가. 21일 오후 나는 칼럼을 쓰다가 쓸데없이 이런 생각을 끄적거리고 있었다. 삼성 등 사용자들의 부당노동행위를 적극 수사했다.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했다. 주 52시간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했다. 노조활동을 불온시하지 않고 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하고 가입할 수 있음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쌓여 문재인 정부는 공약한 대로 노동존중 사회를 실현했노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인가. 촛불시민혁명의 계승을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고용·경제 등 좋지 않은 각종 지표 속에서도 촛불대선에서 공약한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위해서 지난 1년6개월의 시간을 보낸 것이라며 할 만큼 한 것이라고, 촛불집회부터 그를 지지해 온 노동자들은 그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계속해서 이어 나갈 것인가.

2. 지난주 초 박훈 변호사에게서 연락이 왔다. 택시 사업장 노동자의 임금사건에 관해서였다. 최저임금에 미달해서 그에 따른 임금을 청구한 사건이었다. 당연히 연장·야간·휴일 등 초과근로에 따른 추가 법정수당도 청구하고 있었다.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판결을 선고했는데 그 판결문을 읽어 보니,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경우 최저임금과의 차액을 해당 사업장에서 최저임금의 구성항목에 속하는 임금항목들에 나눠 반영해야 한다고 판결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판결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런데 문제는 이 사업장에서 최저임금 구성항목에는 기본급뿐만 아니라 근속수당도 포함되는 것이고 이 근속수당은 7일 이상 근무해야 지급하는 것이라서 판례에 따르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 임금이라는 데 있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차액을 이 근속수당분에도 안분하게 된다면 이 택시 사업장 노동자들은 그 부분만큼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아 연장근로 등 초과근로시에는 최저임금에 따른 효과를 받지 못하게 된다. 황당한 결말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러니 고민이 돼 내게 연락해 왔던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결말은 비단 이 택시 사업장 노동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이 근속수당처럼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각종 수당에 일정 일수 이상의 근무조건을 추가하면, 사용자들은 얼마든지 통상임금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을 상쇄해 버릴 수 있게 된다. 심지어 매월 지급하는 상여금이나 복리후생 명목의 임금까지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지난 5월 말 국회 의결을 거쳐 입법됐다. 이에 따라 상여금 등까지도 최저임금에 산입됨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인상 효과는 발생하지 않을 수 있게 되고 말았는데, 여기에 더해 위 근속수당과 같이 일정 근무조건 등을 추가함으로써 통상임금 산입에서 제외하게 되면 노동자는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통상임금에서 불리함을 받아 임금권리를 삭감받게 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을 살피자니 문재인 정부가 했던 최저임금 인상을 의심하게 된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한 최저임금법 개정은,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무엇이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최저임금만이 아니다. 주 52시간에 관한 노동시간단축에서도 그랬다. 주휴일 등을 제외하고 1주일이 5일이라는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을 잘못된 것이라며 바로잡으면 그만인 것을 굳이 법 개정을 통해 1주일이 7일이라고 규정하고서 주 52시간으로 노동시간단축을 했고, 그마저도 사업장규모 등으로 시행을 유예하고 일정하게 특례업종을 남겼다. 이러한 법 개정은 그 뒤 선고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주 40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로에 대해 연장근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근거의 하나로 언급되기도 했다. 위와 같은 주 52시간 노동시간단축 방식을 보자면 도대체 박근혜 정권 노동시장 구조개혁안보다 더 나아갔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지난해 5월 초 촛불대선을 통해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해서 화제가 됐다. 당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했던 공약인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이후 공공기관에서 추진됐는데, 해당 공공기관 소속이 아닌 자회사 소속으로 돼 왔을 뿐이다. 분명히 이전 어느 대통령보다 우리 노동자·노동자권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보이건만 이렇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위한 공약 이행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삼성 등에서 발생했던 노조활동 탄압에 대해 검찰을 중심으로 적극 수사해 왔던 것은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노조활동을 불온시 않고 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하고 가입할 수 있다고 정부차원에서 홍보하는 것은 칭찬해 줄 만하다. 오늘 노동조합을 검색어로 넣고 찾아보면 노조설립 소식들이 보인다. 오늘 문재인 정부에서는 과거 박근혜 정권 등에서는 일어날 수가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여길 만도 하다. 하지만 그것이 다다. 노동자가 단결해서 교섭하고 파업 등 행동할 자유와 관련해서는 기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을 위반해서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용자를 처벌하기 위해 수사기관인 검찰이 수사하고, 노동자가 법에 따라 노조를 설립하고 가입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 것이 전부다. 노동자가 단결해서 교섭하고 파업 등 행동할 자유를 제한·금지하는 노조법 등을 개폐하려고 적극 추진하진 않았다. 노동자가 노조를 설립해서 활동할 자유를 규제하는 법을 그대로 둔 채 노동자들에게 노조를 설립하고 가입할 수 있다고 홍보했을 뿐이다. 단결해서 활동할 자유, 단결의 자유라는 노동기본권 행사 보장으로 보자면 문재인 정부에서 분위기 말고 노동자에게 새롭게 자유가 보장됐노라고 말할 수가 없다. 그 자유의 행사를 보장하는 노조법 등 법률은 그대로일 뿐이다. 어떻게 개폐하겠다는 의지도 아직까지 보여 주고 있지 않다. 한심한 것은 이 나라 노조운동은 이런 노조법 등 법을 두고서, 그저 공무원·교사 등 일부 특수한 노동자의 노조활동을 제한하는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문제로, 이런 노조법조차도 적용받을 수 없는 특수고용 노동자 문제로, 노조법상 필수유지업무 문제로, 교섭창구 단일화 및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문제로 자꾸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 문제들이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당연히 그 문제들은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노동기본권 문제는 특수한 노동자나 노동조합의 일부 특별한 활동이 제한받고 있다는 데 있지 않다. 만약 그런 것이라면 일반 노동자나 노동조합의 자유는 보장된 것이니 절박하게 문재인 정부를 평가하겠다고 달려들 것도 아니다. 우리 노동자들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민주노총이 언제 참여하게 될 것인지 등을 관전하면서 문재인 정부 아래서의 사회적 대화 결과를 느긋하게 지켜보면 될 일이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노동자는 단결의 자유를 행사하고 있지 못하다. 노조법 등 법률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조직해서 교섭하고 파업 등 행동할 자유를 제한·금지하고 있다. 이렇게 내가 말하면 당신은 지나치게 과장해서 하는 말이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명백히 법대로의 사실이다. 이 나라에서 노동기본권 행사를 보장한다는 목적으로 제정된 노조법 등 법률은 주체·목적·절차·수단과 방법 등으로 노동자가 단결 등 노동기본권 행사를 규제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 규제의 위반은 불법이고 범죄가 돼 노동자 단결의 자유는 철저히 짓밟히고 있다. 1953년 노동조합법과 노동쟁의조정법으로 제정된 이후 개정될 때마다 그 법률에 의해 이 나라 노동자는 행사할 단결의 자유를 빼앗겨 왔다. 군사정권에서 벗어나 민주정부라고 불렸던 정권 아래서도 노조법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노동자의 자유를 박탈해 왔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노조법이 자유의 박탈을 박탈하는 개폐는 없었다. 그래서 가장 많은 규제를 받고, 가장 중하게 처벌받게 된 것이 현행 노조법 아래의 이 나라 노동자들인 것이다. 전두환·박정희 정권의 법이 오히려 덜했다. 가장 규제가 적고, 가장 가볍게 처벌하는 것이 한국전쟁 중이던 1953년 3월8일 제정된 노동조합법·노동쟁의조정법이니 제발 이승만 정권의 법률로 되돌려 달라고 말해야 할 지경인 것이다. 노동기본권에 관해 이 지경인 법과 현실을 외면한 채 무얼 하려는가.

3. 노동자를 위하는 많은 말을 했고, 그 말은 우리 노동자가 손뼉 칠 만했다. 이전 어느 권력자의 말보다 노동자를 위하는 진정을 담고 있었다. 그래서였나. 노동정책에 반대해서 정권을 심판하자는 격렬한 투쟁의 결의도 행동도 없었다. 그렇게 1년6개월이 지나가 오늘이다. 세상은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의 성원미달 사태를 안타까워 할 지경이다. 경사노위에 참여해야 한다고 사회적 대화 분위기를 높이 띄우고 있다. 단결의 자유, 노동기본권에 관한 노조법 개폐조차도 노사정 대화를 통해 할 수 있는 듯이 말하고 있다. 이건 달리 말하면 거기서 합의가 없으면 어렵다는 것 아닐까. 그래서 더럭 겁이 나서 나는 오늘을 생각했다. 노동자를 위한다는 진정의 말은 계속될 것이고, 이대로라면 이 나라 노동자는 자유를 향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h7420t@yahoo.co.kr)

김기덕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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