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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선전

8일은 110주년 세계여성의 날이다. 이 땅 모든 여성들의 삶, 특히 인권을 돌아보고 함께 기리는 날이다. ‘여성의 날’은 그 자체로 모순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곤 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여성이 존중받고 있다면 굳이 ‘여성의 날’이 따로 필요 없지 않을까. 110주년이나 됐지만 우리 사회 여성을 향한 차별은 여전하고, 특정 분야에서는 오히려 심화하고 있음을 매년 확인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110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노총은 7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모든 형태의 차별과 폭력을 근절하라"고 선언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최근 사회 곳곳에 쌓여 있던 성추행·성폭력의 철저한 근절을 주장하면서 우리 사회 여성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주장했다. 열악한 노동현장에서 일하는 비정규 노동자 대부분을 여성이 차지하고 있음을 직시하고 최근 일고 있는 최저임금 등 노동제도 개악 시도를 두고 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러고 보면 여성노동자들이 지난달 28일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른바 노동시간단축법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지만 노동법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에게까지 그 효과가 미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기 때문이다. “5인 미만 사업장 모두에 모든 노동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노동자들의 오래된 숙원이 이번에도 이뤄지지 못했다. 통계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숫자가 무려 600여만명이다. 노동자의 30%에 육박한다. 문제는 상당수가 여성이라는 데 있다.

가장 크게 논란이 됐던 휴일노동과 연장노동 중복할증과 관련해서 개정법은 30인 미만 사업장에 2022년까지 8시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했다. 물론 이러한 개정에 대해 그 어떤 합리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다. 다시 한 번 지적하지만 이들 사업장의 상당수 노동자는 최저임금 수준의 여성이다. 그리고 경험상 5인 미만 내지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법이 정해 둔 노동기준이 충실히 지켜지리라 기대하기는 정말 어렵다는 데 그 심각성이 더한다. 이러한 사업장에서 과연 법정공휴일이 확대된다 한들 실효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운송업(육상·수상·항공)과 기타운송관련서비스업·보건업 등 5개 업종을 근로시간 특례업종에 그대로 남겨 둔 결과 아마도 여성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보건업·항공운송업 등의 대다수 종사자가 여성이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법 개정 논의가 한창일 때 어느 여성 간호사의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고, 그를 죽음으로 내몬 태움 문화의 중요한 배경이 간호사들의 장시간 노동이었다는 분석이 있었다. 이러한 여성들의 노동환경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졌다면 어땠을까.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노동’ 정책을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여성일자리가 시간제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과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가 주최한 국회토론회에서는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일자리=시간제’라는 그간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지난 정부처럼 경력단절을 핑계로 일자리 숫자만 늘리기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했다.

미투(Me Too) 운동을 정점으로 ‘여성’의 ‘인권’은 더 이상 지나칠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이 기회에 반드시 바로 세워야 한다. 노동현장에서도 예외일 수는 없다. 노동조건만으로 한정해서 본다면, 여성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그 자체로 위헌 상태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남녀차별이 가장 심한 나라로 평가된다. 그 차별이 무려 36.7%에 이른다. 완벽한 위헌 아닌가. 이러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서 사업장 내 구성원 각자의 자율적인 노력 못지않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화도 시급하다.

개정 근로기준법이 여성노동자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정책집행에서라도 세심한 보완이 시급해 보인다. 한편 정부와 여당일부가 추진하는 중으로 알려진 무조건적인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는 그 보완이 아니라 여성 차별을 악화시키는 개악이므로 결단코 반대한다. 더 나아가 앞으로 개정될 헌법에 남녀를 이유로 한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실질적 성평등 실현 내용을 못 박아야 한다. 내년 3·8 세계여성의 날에는 더 좋은 소식이 더 많이 전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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